메이커대회가 꼭 필요할까?

메이커대회가 꼭 필요할까?

최근 메이커 대회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것에 대한 간단한 나의 생각을 표현해보고자 한다.

 

고마운 부분

정부에서 메이커 육성을 하기 위해서 기획을 한다는 것 자체는 참 고마운 일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만들고 그 것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 여유 시간이 필수인 메이커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정부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그 것은 다시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고 진단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란 희망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업무시간이 과중하여 자신의 취미를 할 시간도 없는 우리의 일문화를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메이커 대회에 회의적인지

내가 메이커로서 느끼는 행복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경쟁이 없다는 것이다. 경쟁이라는 것은 반드시 어떤 평가요소가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마련이고, 각자 발휘할 수 있는 창의성을 재단할 것을 강요한다. 게다가 내 작품이 경쟁에서 밀리면 허망해지는 느낌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경쟁이 무조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르파 로봇 챌린지처럼 어떤 하나의 문제를 주고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해 볼 것을 큰 상금과 함께 제안하는 것에서는 창의성을 문제 해결 범위 내에서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 해결 패러다임을 메이커 문화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장 큰 무리는 바로 그 “문제” 의 정의라고 생각한다. 각종 대회에서 주어지는 문제는 특정 문제이다. 그래서 특정 문제를 다양한 사람이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인데, 메이커문화는 그렇지 않다. 메이커들은 각자 나름대로 삶을 살아가면서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각자의 호기심, 재미를 충족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그렇기 때문에 각 메이커의 작품은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1등이다. 그래서 메이커페어장에 갈 때마다 개인 메이커들이 자신의 왜 이걸 만들었는지, 이게 어떻게 행복한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신나게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메이커 문화를 육성을 하기 위해 대회라는 형식으로 행사를 하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메이커 행사(예: 메이커페어) 에서는 등수라는 개념을 생각하기도 힘들다. 어떻게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정하고 시상을 하려는 것인지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3d 프린터를 얼마나 사용할지? 디자인띵킹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얼마나 예쁘게 나왔는지? 설마 이런 것으로 “점수” 를 매기려는 것은 아닐런지 우려가 된다. 또한 1등은 많은 리워드를 받을 수 있겠지만 예선에서 떨어진 수 많은 사람들이 겪을 실망감은 오히려 메이커 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 메이킹이 다른 사람의 메이킹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한거야 하는 패러다임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대회 말고 다른 방향은 없을까?

왜 1등을 뽑으려고 하는 것일까? 상금이나 상품을 주는 예산이 한정되어있기 때문이었다면 다른 방향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이건 순수하게 나의 생각이지만) 메이커에게 리워드란 경제적인 리워드보다 감성적이고 만족적인 리워드가 더욱 큰 리워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해외 메이커페어 경비 지원같은 것도 물론 좋을 수 있겠지만 메이커들에게 어떤 것이 메이커들에게 행복을 느끼게 하는지 알아보고 그 것을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상대방이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 알아보고 생일 선물을 사주는(만들어주는) 것과 그냥 지레 짐작하여 백화점에서 비싼 것 사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가령 메이커들은 자신의 작품 사진을 제대로 못찍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 스튜디오나 3d 스튜디오에서 메이커 작품을 멋지게 찍어주는 지원을 해 준다던지 하면 좋을 것 같다. 또는 StackOverFlow(개발자들이 자신이 겪는 문제를 인터넷에 올리면 수 많은 고수들이 댓글로 해결 방법을 달아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개발 커뮤니티) 같은 메이커 커뮤니티를 육성하고 스스로 문화가 굴러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런 장에서 참가자들의 멋진 메이킹 작품을 공유하고 소개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리워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

왜 메이커들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해 가면서 메이커 행사에 참여하는지, 메이커들은 어떤 행복을 먹고 사는지, 메이커 경쟁 대회를 하고 1등을 뽑으면 메이커 문화 육성에 도움이 될지 방해가 될지 다시한 번 생각해 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메이커페어가 우승자를 뽑는 컨테스트 형식이었다면 과연 지금처럼 크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월간 미니 메이커페어같은 행사를 정해진 곳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작지만 의미있는 문화행사를 늘리는 것은 어떨까 혼자 즐거운 상상을 해 본다.

You may also lik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