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오울루 예술의 밤 축제 둘러보기

핀란드 지역 Art 축제 둘러보기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접하다

https://www.facebook.com/Oulu.Finland/?fref=ts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은 핀란드 중부의 Oulu 라는 도시이다. 처음 온 나라, 처음 온 동네이기 때문에 정보가 많이 부족하여 이것 저것 뒤져 보다가 발견한 것이 이 도시의 페이스북 페이지었다. 이 페이스북 페이지의 팔로워는 약 13000명으로 작다고 하면 작을 수 있지만 이 도시의 인구가 20만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지 않나 싶다. 오늘 포스팅이 하나 올라왔는데 알 수 없는 핀란드어로 되어 있었다. 보통 페이스북 페이지에 온통 알 수 없는 텍스트 뿐이라면 넘기기 십상인데 오늘은 왠일인지 그냥 “번역보기” 를 클릭하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오늘은 오울루에서! 오울루 예술의 밤!

http://www.oulunjuhlaviikot.fi/tapahtum…/oulun-taiteiden-yo/

 

오울루 지역에서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축제를 하고 있으며 오늘은 “오울루 예술의 밤” 행사가 있는 날인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의 지역 축제와 다른 점은, 한국은 어느 장소 한 군데를 정해놓고 그 곳에서 집중적으로 컨텐츠를 모아놓는 느낌인 반면 반면 이 지역은 수 십개의 건물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행사를 일제히 진행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어디 호텔에서는 미디어 작품을 연속 상영하고, 시립극장에서는 음악 연주회, 도서관에서는 세미나, 패션의 거리에서는 패션쇼를 한다. 나와 아내는 성급히 차를 몰고 오울루 시내로 향했다. 시내 외각에 있는 컨텐츠는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보기로 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차들과 사람이 두 세배는 많아 보였다. 그래 봤자 신호 대기 한 번 정도면 교차로를 모두 지나갈 수 있는 한적하고 경쾌한 정체일 뿐이었다. 도착해 보니 17시 55분이었다.

위 표지판의 의미는 9-18 시(주말 9-16시) 에는 주차 요금을 내고 주차 가능하다는 뜻이다. 주차 요금은 주차장 곳곳에 비치된 자판기에서 시간만큼 돈을 넣고 영수증을 뽑아 차량 대시보드 위쪽에 자율적으로 올려놓으면 된다. 주차장 관리 공무원이 확인 안하면 (안걸리면) 돈을 안내도 상관 없지만 요금 영수증이 없거나 시간이 초과되었을 경우 벌금을 물게 된다. 5분밖에 안남아서 그냥 기다렸다가 나갈까 고민한 그 찰나, 옆에 어떤 한 차량이 주차를 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10분짜리 주차권을 끊었다. 순간이었는데 내 자신이 아직도 이 곳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신뢰의 나라 핀란드. 누가 지키던 안지키던 지킬 것은 지킨다.

사진 오른쪽이 도서관이다. 가운데에 아이들이 올라타고 있는 것은 놀이기구가 아니라 조형물이다. 이 곳에선 대부분의 조형물들이 아이들의 놀이기구가 되어 버리곤 하는 것 같다. 한국이었다면 관리 아저씨가 나와서 당장 고함을 질렀을 것이다.

시립극장에 들어가자 어느 바이올리니스트가 대중을 향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참 신기하게도 이 나라에서는 아이들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아는 것 같다. 바로 옆에서는 페이스페인팅이 진행되고 있었고 아이들 천지였는데 그 누구도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다. 지난 주 백화점에 다녀왔었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백화점에 사람이 북적였는데 너무나 조용해서 깜짝 놀랐었다. 심지어 아내와 조곤조곤 대화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시립 도서관 앞에는 온통 알록달록한 자전거가 질서정연하게 세워져 있었다. 도서관은 잠시 뒤에 들어가기로 하고 우리는 오울루 장터로 향했다.

오울루의 상징 동상이다. 이 동상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찾아보진 못했다. 역사적으로 이 동상이 어떤 이유로 이 자리에서 바다를 향해 발걸음을 멈추고 아이와 놀아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군인인줄 알았는데 경찰이라고 한다.

시장을 지나 홍대 거리 비슷한 느낌의 거리를 가 보니 직접 디자인한 수제 제품들이 몽골텐트 안에서 각각 전시되고 있었다.

그 옆에서는 작은 패션쇼가 열리고 있었다. 모델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여유로운지! 이 곳 주민들 또한 좋아하는 것 처럼 보였다.

발걸음을 다시 도서관으로 향했다. 교육의 나라 핀란드는 어떤 도서관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가 되었다. 오늘은 축제 날이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도서관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아름다운 화음의 소리를 따라 계단을 올라갔다. 여럿 사람이 모여서 합창을 하고 있었다. 바로 옆 공간에서는

이렇게 어르신들께서 책들을 가지고 공예를 만드는 수업을 듣고 계셨다. 합창 소리를 들으며 노후를 보내는 할머니는 누구를 위해 저렇게 열심히 만들고 계실까?

한 층 더 올라가 보았다. 여느 도서관처럼 책을 고르고 빌리고 열람하는 곳이었다. 한국에도 이런 시스템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책을 반납하면 알아서 척척 카트에 실어주는 장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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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옆에는 멋진 경치가 있었고 그 사이에는 마음껏 책을 보라는 듯 안락한 벤치가 놓여 있었다. 지금이라도 당장 책을 뽑아서 앉고 싶은 그런 공간이었다.

도서관 한 켠에는 아이들을 위한 도서와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책장도 낮게 배치되어 있고 떠들고 놀 수 있도록 커다란 소파와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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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나와 주변을 산책하며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울창한 나무와 높은 하늘, 멋진 바다가 어우러져 멋진 광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해가 저녁 10시에 지는 여름, 지금 이순간에는 밤바다 하늘이 타들어 가는 듯한 석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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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석양이 지평선 뒤로 넘어가기도 전에 다른 건물 뒤에 숨어버려서 이런 장면을 볼 수 없었다면 이 곳은 다행이 그렇지는 않다. 다만 나무가 가리고 있어서 이렇게 넓은 공터에 와야 이런 장면을 만끽할 수 있다.

아무래도 정보가 많이 없어서 축제 장소를 많이 돌아다닐 수는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 기회에 다양한 장소와 문화를 알게 되어 기쁘다. 타인에게 방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축제를 기획하고, 축제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축제를 만끽하는 질서 있는 문화를 볼 수 있었다. 내일도 즐거운 일이 가득하길! 휘바휘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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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esponse

  1. 짜파게티 says:

    우앗 자세한 설명 정말 감사해요 감동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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